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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이 똑같이 피아노를 칩니다.

한 사람은 그저 피아노를 치고 있습니다. 그냥 때리고 있다는 말이 더 적절하겠죠. 그건 '음악'이 아니라 그냥 '악'입니다. 그런데 다른 한 사람은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습니다. 거기에서 너무나도 아름다운 선율이 흘러 나옵니다. 같은 손가락으로 같은 건반들을 누르지만 만들어내는 소리는 다릅니다. 한 쪽은 '악'이고 한쪽은 '음악'입니다. 무엇이 이런 차이를 만들어 내는 것일까요?

바로 소리들 간의 관계를 아는 것입니다. 하나 하나의 소리도 중요하지만, 그 소리들가 어떻게 조화를 이루게 될지를 아는 것은 음악을 만들어 낼 때 너무나도 중요합니다. 건반과 건반과의 관계를 아는 것, 그 관계가 만들어 내는 결과를 아는 것, 그런 앎이 음악을 만듭니다.

올 한해 내게 주어진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하나 하나가 각자의 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이 하나 하나의 소리가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는지 들을 귀가 없다면, 이 각각의 소리는 시끄러운 소음으로 그치고 말 것입니다. 전 그게 두렵습니다.

하지만 지금 내 삶의 작은 소리들이 어떤 모습으로 하나가 되는지 알게 된다면, 어떤 화음을 내고 있는지를 알게 된다면, 그런 관계를 볼 수 있는 지혜 속에서 이 소리들은 아름다운 음악이 될 것입니다. 내 삶의 작은 조각들이 하나로 맞춰지며 아름다운 그림이 되는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절 행복하게 만듭니다.

이제 한 주만 있으면 아프리카를 떠납니다. 그런데 아직도 이곳에서 생활하고 있는 내가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잠을 자다 눈을 떴는데 아프리카에 있는 그런 느낌입니다. 내가 여기에 왜 있는지, 왜 하필 이 시기에 이곳으로 인도해 오셨는지, 이 경험이 나를 향한 그분의 큰 그림에서 어떤 조각으로 끼워 맞춰질지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묻고 있습니다. 그 큰 그림을 너무 보고 싶습니다.

그러나 이런 일이 가능하려면 그 큰 그림을 보고 계신 하나님을 만나야 합니다. 그분과 교제해야 합니다. 그것이 먼저입니다. 그래야만 파편화 되어 있는 내 삶의 조각들이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각각의 자리를 찾게 됩니다. 젊음도 지식도 사랑도 우정도 공부도 취미도 휴식도 노동도 과거도 미래도.. 각자에게 맞는 자리를 찾아 하나님의 만드신 음악의 일부가 됩니다.

그래서 하나님을 아는 것이 지혜의 근본이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하나님이 가진 큰 그림 속에서 나를 보고 이웃을 보고 내게 주어지는 사건들을 이해하는 것.. 그저 주어지는 것만같은 하루의 일상을 큰 그림 속에서 이해하고 살아내는 것. 그것이 지혜인 것 같습니다.

지금 내게 이런 지혜가 필요합니다.

2012. 1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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