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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수술을 참관했다. Cataract, cleft lip revision, Trapezius flap to face 이렇게 3가지 수술을 봤다. operating theatre는 병원선의 방을 개조해서 만들어서 그런지 대학병원과는 분위기가 많이 달랐다. 그래서 좀 더 편안한 분위기에서 수술을 볼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이전에는 외과적 수술이 뭔가 다른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 같았는데, 오늘은 우리 삶과 아주 가까운 곳에서 일어나는 그런 일상처럼 느껴졌다.

Cataract 수술은 수업시간에 배운 기억이 있어서 낯설지가 않았다. 차이가 있었다면 여기서는 phacoemulsification을 사용하지 않고 sclera에 incision을 크게 해서 lens를 통째로 꺼냈다는 것이다. 아마 대부분의 환자가 백내장이 많이 진행된 생태라 lens가 딱딱하게 굳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cleft lip revision은 수술이 끝날 때쯤에 가서 입술부분을 봉합하는 것만 볼 수 있었다. 귀여운 10대 소녀였는데 잘 아물어서 앞으로는 더 환하게 웃을 수 있으면 좋겠다.

그 다음 본 수술이 정말 대박이었는데 이 수술은 Trapezius myocutaneous flap으로 목과 턱부분을 재건하는 수술이었다. 환자는 몇 년 전에 다른 나라에서 얼굴에 있었던 암 조직과 함께 mandible을 제거한 환자였다. 수술 전의 모습을 못 봐서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아마 광범위하게 조직을 제거하고 봉합해서 수술 후 고개를 잘 들지 못하고 미관상으로도 좋지 않았던 것 같다. 내가 수술방에 들어갔을 때는 trapezius myocutaneous flap을 만들어 목 쪽으로 감아 올리고 남은 등쪽의 절개 마진을 잡아 당겨서 깔끔하게 봉합하고 있는 상태였다. 그 다음에 목과 턱쪽의 피부를 절개해서 벌리고 거기에 flap을 집어 넣었다. 그리고 이리 저리 다듬고 나니 mandible이 제거되어 푹 꺼져버린 아래턱 부분에 볼륨감이 생기고 얼굴의 윤곽도 살아났다. 마치 사람의 피부를 가지고 퍼즐을 맞추는 것 같았다. Plastic surgery가 이렇게 환상적인 분야일 줄이야!

여기서 이런 수술을 하려면 적어도 전문의 경력 2년이 필요하다. 계산해보면 적어도 10년이 지나야 내가 이 수술방에서 봉사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너무 멀어서 오지 않을 것만 같은 시간이다. 그러나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가다 보면 어느덧 그 시기가 오겠지. 그때가 되면 난 어떤 모습일까?

2012년 9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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