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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코로나에 걸린 50대 중증장애인이 내원했다. 20대에 교통사고를 당한 후 전신마비로 누워 지내는 아들을 어머니가 30년간 혼자서 돌보셨단다. 그런데 욕창 하나 없이 피부도 깨끗하고 영양 상태도 좋아보여 깜짝 놀랐다. 그래서 말씀드렸다. “어머니께서 아들을 엄청 정성껏 돌보셨네요. 그동안 정말 고생 많으셨겠어요” 이 말을 듣고 어머니는 금새 눈물을 흘리셨다.

뇌전증, 좌측 편마비, 지적장애, 뇌병변 1급 중증 장애, 38년간 돌봄, 대장암 3기, 항암치료, 우울증, 그리고 살해. 단어 하나 하나가 가슴을 무겁게 짓누른다. 중증장애인은 협조가 잘 안되고 수면도 위험하다, 문제가 생겼을 때 우리 병원은 그걸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이 없다, 이런 이유들로 검진에서부터 외면 당한다. 간단한 검진도 이러한데 항암이든 수술이든 그 치료 과정들은 환자와 보호자에게 얼마나 막막할지..

장애를 장애로 만드는 사회, 장애인과 그들과 동행하는 이들을 죽음으로 모는 사회. 바뀌어야 한다. 바꿔야 한다.

2023.01.20

https://m.yna.co.kr/view/AKR20230119149500065?input=1195m&fbclid=IwAR2CndJXW7BG99ZkqQwCUlcdHPOeO8A-f8fsVWadcwdRzEBnXJ73CUVUKAI

38년 돌본 뇌병변 딸 살해한 엄마…법원 선처에 오열 | 연합뉴스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제가 이 나이에 무슨 부귀와 행복을 누리겠다고 제 딸을 죽였겠어요. 같이 갔어야 했는데 혼자 살아남아 정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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