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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소개서를 이렇게 마음담아, 뚜렷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썼던 적이 있었나 싶습니다. 꼭 하고 싶은 일들이 생겨서 그런가 봅니다. 어려운 결정을 한 만큼 후회 없이 해보겠습니다. 관심 가져주시고 응원해 주신 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대장항문외과 임상강사로 지원하게 된 정규성입니다. 저는 환자의 생명을 살리고 몸과 마음의 아픔을 치료하고자 외과 수련을 받았습니다. 외과의 여러 영역 중 Surgical Critical Care 에 가장 관심이 있어 중환자외상외과로 임상강사를 시작했지만 여러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수련을 중단하고, 현재 인천 한림병원(코로나 전담병원) 응급의학과 과장으로 응급실/중환자실 진료를 하고 있습니다. 큰 대학병원이 아닌 지역사회에 나와서 일해보면서 제대로 훈련받은 외과의사 한 명이 얼마나 귀한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외과의 모든 세부전공이 중요하겠지만 특히 대장항문외과는 양성질환부터 악성질환까지 질환의 범위가 넓고 환자군이 다양하며 외과 수술의 기본이라고 여겨지는 전공입니다. 또한 각종 응급수술을 가장 많이 하여 Surgical Critical Care 의 기초가 되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대장항문외과 수련을 받고 싶습니다.

수련 받을 병원을 결정할 때 먼저 두 가지를 고민했습니다. "내가 외과의사로서 원하는 것들을 가장 잘 배울 수 있는 곳이 어디인가?" “내가 선택한 대장항문외과 중에 내가 가진 강점을 잘 살려서 내 몫을 잘 수행할 수 있는 곳이 어디인가?”입니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어떤 병원을 원하는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제가 수련 받기를 원하는 병원은 양성 질환부터 악성질환까지 다양한 질환을 접할 수 있는 병원, 다양한 응급수술을 배우고 익힐 기회가 많은 병원, 내시경을 제대로 배울 수 있는 병원, 임상강사를 교육의 대상으로 생각하고 수술-진료-연구 세 영역을 균형 있게 잘 가르쳐 줄 교수님들이 계신 병원이었습니다. 제게는 이 기준에 가장 부합했던 곳이 성빈센트병원 대장항문외과였습니다. 병원을 방문해서 교수님을 만나고 주변 사람들을 통해 좀 더 알아보면서 이곳이 대장항문외과의 모든 영역을 통합적으로 잘 배울 수 있고 그 배움을 다시금 발휘할 수 있는 곳이라는 확신이 섰습니다.

제 장점은 '더 나은 의사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라는 것입니다. 의학전문대학원 시기에도 단순히 시험을 잘 보기 위한 공부가 아니라 하나라도 더 배워서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의사가 되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기쁘게 공부했습니다. 그 결과 스스로 만족할 만한 성적으로 졸업하여 서울아산병원 인턴으로 입사할 수 있었습니다. 전공의 시절에는 환자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주치의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퇴근 전 혼자 라운딩을 돌며 환자들과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며 하루를 정리하는 습관이 있었는데, 그렇게 환자들과 소통의 시간을 가지며 일을 갈무리 하다 보면 어느새 지친 몸과 맘이 회복되었습니다. 고년차가 되어서는 수술을 하나라도 더 배우려는 자세로 임해 다양한 케이스를 집도해 볼 수 있었고, 또한 중환자를 보는 일에 매료되어 중환자의학을 열심히 공부하며 각종 술기를 익히려고 노력했습니다. 파견 근무지에서는 스스로 중환자실 전담의라는 마음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환자를 보았고 그런 노력의 결과로 코로나 전담병원에서 중환자를 자신 있게 볼 수 있었습니다.

병원을 결정할 때 제가 이 병원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첫째는 응급/중환자를 다루는 영역에서 기여하고 싶습니다. 환자의 안전을 위해 Rapid Response Team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외과 수련은 물론 응급의학과에서 1년 6개월간 근무하면서 각종 응급상황에 대한 대처를 배우고 익힐 수 있었습니다. 또한, 중환자에서 중요한 영역인 Nutrition에 대해 계속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고 있습니다. 이런 능력을 갈고닦아 RRT, NST, 대장항문외과와 긴밀히 협업하고 있는 중환자외상외과의 발전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둘째, 저는 장애인의 건강권에 관심이 많습니다. 대학생 때는 수어를 배워 농아인들을 돕는 일을 했었고, 그때의 관심이 이어져 현재는 서울북부지역 장애인보건의료센터 교육 위원으로, 탈시설장애인들을 돕는 단체의 자문 의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장애인들에게 외과적인 도움이 필요한 부분이 너무나 많은데 그런 이해를 가지고 도움을 줄 의사와 병원을 찾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성빈센트병원이 지역사회에서 그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앞장서고 싶습니다.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결정을 하게 되는 순간이 있습니다. 제게는 대장항문외과를 선택하고 성빈센트병원에서 수련 받기로 한 지금이 그런 순간입니다. 예전에는 제가 어떤 외과의사가 되고 싶은지 구체적이지 않았고, 외과의사의 길을 잘 헤쳐나갈 자신도 없었습니다. 병원과 전공을 선택할 때 제 확신보다 주변의 환경에 영향을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제가 어떤 외과의사가 되고 싶은지 분명해졌고, 다시 그 꿈을 향해 나아갈 열정과 용기가 생겼습니다. 성빈센트병원에서 훌륭한 교수님들의 가르침을 받으며 한 걸음 더 성장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됩니다. 제게 주어지는 시간 동안 누구보다 겸손한 자세로 배우며 환자와 병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2.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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