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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의 유일한 수화동아리 소울(SOUL)이 아산복지재단에서 주최하는 아산상의 청년봉사상을 수상했습니다. 이번 달에는 수화동아리 소울을 만나서 이들의 아름다운 섬김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저희 수화동아리 소울은 말하고 듣는데 장애가 있는 이웃들을 더 알고 가까이서 섬기겠다는 마음으로 1997년에 처음 생겼습니다. 소울은 정기적으로 모여서 같이 수화를 배우고 또 우리가 배운 수화로 도움이 필요한 분들을 찾아가서 섬기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2000년도부터 농아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컴퓨터교육을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인연이 되어 포항 농아인협회를 통해 농아인자녀 교육지원과 농아인 독거노인을 돕는 일을 하고 있고, 포항여고 수화동아리를 정기적으로 찾아가 학생들에게 수화를 가르치는 일들도 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주로 하는 봉사는 청각장애인 가정을 찾아가 그 자녀들을 도와주는 일입니다. 장애가 있는 부모님들과는 달리 자녀들은 장애가 없어서 당연히 정상으로 보이지만 의외로 이들에게도 잘 알려지지 않은 문제가 있습니다. 아이들이 한창 말을 배워야 할 시기에 청각장애가 있는 부모들은 아이들의 언어습득을 도와주지 못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말을 배우는 게 느리고, 또래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부모대신에 할머니 할아버지 손에 크는 아이들도 많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지극히 정상적인 아이들이지만 사각지대에 방치된 아이들이 많은 것이지요.


저희 소울은 매주 2명이 한 팀을 이루어서 이런 농아인 가정을 방문해 아이들의 공부를 도와주는 한편 아이들과 청각장애 부모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부모님들이 자녀교육과 관련해서 고민을 많이 하긴 하지만 자신이 자녀들과 같은 방법으로 교육을 받아본 적도 없기 때문에 무력한 상태에 빠져 있을 때가 많습니다. 이런 가정에 저희가 찾아가서 자녀교육과 관련한 상담도 해드리고, 아이들이 학교에서 받아온 가정통신문을 이 분들이 알아들을 수 있는 표현으로 바꿔서 전해드리기도 합니다.

소외된 사람들에게 작게라도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하게 되었지만 생각보다 쉽지는 않습니다. 특히 영어 공부 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부족할 때도 많은데, 일주일에 두 번씩 모여서 또 다른 언어인 수화를 공부하고 또 주말이면 가정으로 봉사를 나가는 건 학생으로서 참 쉽지 않은 일입니다. 어떻게 보면, 꼭 이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뭐라고 그럴 사람도 없는데도 말이지요. 가끔은 주말마다 우리가 아웃리치를 가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봉사라는 것이, 남을 섬긴다는 일이 단순히 ‘보람 있는 일’이기 때문에 한다는 말은 부족한 느낌입니다. 신앙적인 부분에서의 motivation, 먼저 받은 자로서, 저들보다 조금 더 받은 자로서의 사명감이 없다면 안 되는 것 같습니다.

몸도 피곤하고, 바쁜 시간을 쪼개 가며 이 일을 감당하고 있지만, 그래도 저희는 우리와 함께하는 사람들 속에서 희망을 발견합니다. 저희가 섬기는 분 중에는 후두암으로 목소리를 잃고 혼자 생활하시는 아저씨가 있습니다. 벌써 4년 넘게 이분과 만나고 있는데, 아직 수화를 익히지 못하셔서 필담으로 저희와 대화를 나눕니다. 이 분이 하루는 자신의 삶이 너무 힘들어서 정말 죽어버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높은 곳에 섰다가 마음을 고쳐 먹고 돌아오셔서는 저희에게 “매주 찾아오는 너희들 생각이 나서 도저히 못 죽겠더라.”라는 말씀을 해주셨을 때, 저희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지금은 포항의 어느 요양병원에 계시는데 옆 침상의 보지도 듣지도 못하는 분, 목소리가 없는 자신보다도 더 힘든 사람을 도와주면서 삶의 소망이 생겼다고 하시는 걸 볼 때,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를 통해서 이 분에게도 전해지는 것을 보게 됩니다.

Soul로 섬기면서, 우리 자신이 먼저 변하는 것을 봅니다. 언제나 더 많은 것 더 좋은 것을 추구하고, 더 높이 올라가는 것을 최고로 여기는 세상의 가치 속에서 하나님께서는 저희를 더 낮은 곳으로 이끄시는 것을 느낍니다. 사실, 저희가 하는 일은 뭔가 ‘특별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각자가 자신이 맡은 자리에서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일이 있을 텐데 우리가 하나님의 음성에 귀를 기울이면 좋겠습니다.

    출처 : http://old.handong.edu/new_lt/20101103/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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