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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가는 길을 오직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정금같이 나오리라  
(욥23:10) 

욥기 23장 10절은 어느정도 신앙 생활을 한 사람이라면 한번 쯤은 들어보았을 구절일 것이다. 우리는 흔히 이 구절을 하나님께서 우리를 고난을 통해 연단시키시고 "정금 같은" 믿음의 사람으로 세우실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하는데 익숙하다. 

하지만 이 욥기 23장 10절의 본래 의미는 그런 연단의 의미가 아니다. 그것은 히브리어 본문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함(나는 그게 뭔지 알 수 없지만)과 동시에 이 말이 나오게 된 맥락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결과이다. 

우선 이 구절이 속해 있는 23장의 구조를 보자. 2절에서 욥은 현재 자신의 상황에 대해 말한다. "오늘도 내가 혹독히 원망하니.." 하나님을 향한 욥은 반항적인 탄식을 한다. 욥의 친구 엘리바스는 그 전에 나눈 대화에서 욥에서 "돌이켜 하나님께로 돌아오라!"고 말하지만 욥은 그의 말을 따를 수 없다. 왜냐하면 그의 고난은 의롭게 살았다고 생각하는 그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고난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하나님과의 만남을 희망한다(3절). 하나님과 만나 자신의 입장을 변론하고(4절),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하시고자 하는 말씀을 듣고자 한다(5절). 그리고 욥은 그 하나님이 그분의 크신 권능으로 자신과 타투지 아니하시고 자신을 주목할거라 생각한다(6절). 그리고 그곳에서 정직한 자인 자신은 결국 무죄임이 밝혀질 것이라 믿는다(7절). 

하지만 문제는 욥이 그토록 하나님을 만나길 원하지만, 하나님을 만날 수 없다는 것이다(8-9절). 여기서 10절의 고백이 나온다. 

 "나의 가는 길을 오직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정금같이 나오리라" 
(욥23:10) 

여기서 히브리어 본문의 해석을 이야기 하지 않고서라도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욥기 전반에 걸쳐 자신의 고난에 대해 하나님께 혹독한 원망을 쏟아붓고 있는 욥.. 그는 하나님과 만나 자신의 무죄를 증명하려고 했지만 만날 수 없음에 좌절하고 탄식하고 있는 상태이다(8-9절). 그런데 그런 그가 갑자기 그 만날 수 없는 하나님이 자신을 연단시키시고 결국 "믿음의 사람"으로 성장시키시리라 고백한다는게 이상하지 않은가? 

10절에서 말하는 원래 의미는 이것이다. 하나님은 욥의 길을 정확히 아신다(시139:9-10). "그가 아시나니" 그토록 자신을 잘 아는 하나님이 자신을 점검(시험)하시더라도 자신의 깨끗함이 증명될 것이라 고백이다. 여기에 사용된 이미지는 불순물을 제거하고 금을 추출해내는 제련 과정인데, 금은 어느 문화권이나 순수함을 상징한다. 욥은 자신이 그러한 제련 과정을 통해 정금처럼 나올 것이라고 말함으로써, 순수성을 검사받는 하나님의 시험에서 자신이 반드시 함격할  것이라는 확신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뒤이어 자신이 그렇게 생각하는 근거를 말한다. 그는 하나님의 길을 벗어나지 않았고, 하나님의 명령을 저버리지 않았다고 말하면서 말이다(11-12절). 

하지만 욥은 이어서 자신의 현실에 대한 또 한번의 탄식을 한다. 그분은 결정하시면 그대로 행하시는 분이고, 그러므로 하나님은 자신을 향해 품으셨던 뜻을 그대로 이루실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하면서(13-14절). 그리고는 모든 판단의 근원이 되시는 전능하신 그분 앞에서 놀라움과 두려움을 느낀다고 고백하며 23장을 마친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요약하면 이렇다. 

"나는 죄가 없다. 하나님께서 나를 시험하셔도 나는 무죄임이 증명될 것이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내게 이런 고난을 주시겠다고 하면 누가 되돌리겠는가? 그는 자신이 하고자 하시는 일을 이루실 것이다. 그런 그분 앞에서 나는 낮아질 수 밖에 없다." 

욥기 23장 10절 말씀. 우리 다시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2008. 3. 7 
(『질문과 응답으로서의 욥기 연구』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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