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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경색 기왕력이 있는 70대 환자. 수술 3일 후 체중을 측정하고 자리에 앉았는데 그 뒤로 10분간 아무 말도, 아무 동작도 하지 않고 멈춰 있었다고 노티가 왔다. 이게 무슨 황당한 일인가 싶어 환자를 봤는데 불러도 대답도 없고 초점이 풀린 눈이었다. 급히 Brain MR을 찍었는데 다행히 뇌경색 등의 이상 소견은 없었고 환자의 증상도 감쪽같이 사라졌다. 일과성 허혈 발작(transient ischemic attack, TIA) 가능성이 있겠구나, 원래 먹던 항혈전제는 언제부터 먹일까? 고민됐다.
그리고 3일 후 똑같은 증상으로 보여서 다시 MR을 찍었다. 뇌경색이었다. 아차 싶었다. 출혈 위험성이 크지 않은 수술이었으니 그때 그냥 환자가 먹던 약을 복용시키는 게 맞지 않았을까? 출혈이 생긴다 해도 뇌경색 보다 나쁘려나?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다행히 환자는 오른쪽 다리의 힘만 조금 떨어져 보호자의 도움을 받아 보행이 가능했다. 방금도 재활을 한다며 환자와 보호자가 병동을 빙빙 돌다가 내게 반갑게 웃으며 인사를 하셨다.
환자의 아픔으로 하나씩 배워간다는 것이 이렇게나 죄송한데… 저렇게 반갑게 손 흔들며 웃어주시니 죄송하다는 말로는 이 무거운 마음 표현이 안 된다.
2017.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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