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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에는 그냥 이렇게 열심히만 하면 될 거라 생각하다 4월에는 아 뭔가 부족하다 더 필요한 게 있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5월의 끝자락이 되니 그게 뭐였는지 알 것 같다.

 

환자들의 아픔을 가감 없이 있는 그대로 마주하는 것, 모르는 것을 솔직히 모른다고 하는 것, 모른다고 의학의 불확실성 뒤로 도망치지 않는 것, 내가 저지른 또는 방관해서 생긴 문제들을 두고 변명하지 않는 것, 내게 어떤 불이익과 불편함이 오더라도 내 환자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 선배들의 잘못들을 비판하면서도 비난하지 않고 더 나은 답을 찾아가는 것, 그게 답이라면 그 누구 앞에서도 그게 답이라고 이야기하는 것, 아무런 잎도 열매도 없이 그저 뿌리만 내리고 있는 듯한 이 시간을 묵묵히 보내는 것, 더 가치 있는 것을 위해 덜 가치 있는 것들을 정리하는 것..

 

이 모든 것에서 전에 없던 '용기'가 필요하다.

 

2017.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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