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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입원 중이었던, 전반적인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환자가 어제부터 배가 아프다고 했다. PEx라도 제대로 하던지 lab이라도 나갔어야 했는데 익숙한 증상 호소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어젯밤 fever가 생기고 나서야 당직이 lab을 했고 항생제 치료를 시작했는데 배양검사 결과에 맞는 항생제가 아니었다. 오늘 아침 환자가 혈압이 떨어진다고 노티가 온 후에야 정신이 번쩍 들었고 항생제 변경하고 APCT 찍었는데 liver abscess가 multiple 하게 있었다.

 

그 후로 4년차 선생님이 와서 환자를 보기 시작했고 물어보는 질문에 대답을 잘 못했다. 환자 파악도 제대로 안 되어 있고 환자를 alert 하게 보지 못한 나 자신이 한심하고 부끄러웠다. 그 후 환자는 아산병원으로 전원갔다.

 

환자가 안 좋아져서 expire 한다면 대부분의 책임은 내게 있다. 앞으로 열심히 환자를 더 열심히 보겠다는 결심을 하지만, 이 환자는 어떻게 하나. 그런 결심을 한다고 환자가 나아지나. 내 무지와 게으름 하나 하나가 환자에게 악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니 지뢰밭을 걷는 듯한 기분이다.

 

2017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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