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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농아인어울림센터 농인분들 대상으로 고혈압과 당뇨 관리, 마포장애인복지관 지체장애인 대상으로 한번은 복통과 변비, 이틀 전에는 치매와 우울증. 이렇게 최근 한달간 장애인 분들을 대상으로 세 번의 건강교육을 했다.

농인분들 교육은 수어로 직접 하면 좋겠다 생각했지만, 나머지 교육 특히 치매와 우울증은 내 분야가 아니여서 주변 지인들에게 부탁했는데 다들 평일에 시간을 빼기 어려워했다. 결국 며칠간 관련 책과 국가에서 만든 교육지침서를 참고하고 친한 전문의 선생님들의 자문을 받아 교육 자료를 만들었다.

그런데 막상 교육을 해보니 내가 가장 자신이 없었던 교육을 할 때 듣는 분들이 가장 좋아하셨다. 세부 전문가가 아니다 보니 듣는 사람 입장에서 어떤 것이 궁금할지, 뭐가 알고 싶을지 고민을 많이 했는데, 오히려 그게 도움이 된 것 같았다.

한가지 인상 깊으면서 안타까웠던 점은 장애인 분들이 의료진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 궁금했던 것들이 정말 많으셨다는 것이다. 모든 교육에서 질문이 넘쳐났다. 90분 중에 20분을 질의응답에 썼는데도 시간이 늘 부족했다.

“의사와 제대로 이야기 할 수가 없어요” “궁금한게 있어도 물어보기가 어려워요” “3개월에 한번씩 가면 내 이야기를 듣지도 않고 살쪘다고, 운동 안한다고 뭐라고만 해요” “수술하면 좋아질거라 했는데 그 뒤로 더 거동이 어려워졌어요” “대학병원은 너무 복잡하고 정신 없는데 마땅히 편하게 갈 수 있는 병원도 없어요”

이런 이야기 하나 하나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시간이 사실 교육보다 더 의미 있었다.

마지막으로 소감을 나눌 때 어떤 지체장애 아주머니는 이렇게 신나서 말을 많이 한건 정말 몇년만이라고 하셨다. 한 뇌성마비 부부는 “선생님과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했다”고도 이야기해 주셨다. 건강교육을 했는데 행복했다니. 정말 최고의 칭찬이 아닌가 싶다. 이런 칭찬을 자주 듣고 싶어 앞으로도 자주 불러달라고 말씀드렸다.

2022.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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