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오늘은 PS 토요일 당직. 아침 9시부터 저녁 12시까지 몰아주기를 했다.

사타구니에 화상을 입은 할아버지 환자분. 8시에 드레싱 준비하라셔서 아랫도리 훌러덩 하고 붕대도 풀어놨는데 선생님이 일이 생겨서 늦으신다. PS 거즈로 중요한 부위를 가려드렸지만 오늘도 늦는다며 슬슬 차오르는 할아버지의 짜증 게이지.

중간에 끼여서 어찌할 바를 모르다가 "할아버지 무슨 노래 좋아하세요?"로 관심사를 돌렸는데 다행히 할아버지가 뽕짝 메니아셨다. '남자라는 이유로'를 가장 좋아하신다며 틀어달라신다. 요즘 뜨고 있는 트로트 가수들이 부른 버전이 있지만 아무도 조항서의 깊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며. 가사가 정말 주옥 같다며 음미해 보라신다.

다음 신청곡은 '사나이 눈물'. 그 다음 곡은 요즘 뜨고 있는 신인가수 진성의 '안동역 앞에서'.. 어라? 이곡은 내가 졸업여행 갈 때 휴게소에서 흥겹게 따라 불렀던 그 노래? 반가운 마음에 할아버지랑 열심히 따라 불렀다. 그리고 이어지는 다양한 신청곡들. 옆에 계시던 DM foot 아주머니도 그제서야 자신의 내공을 뽐내시며 대화에 합류하셨다.

뽕짝 울려 퍼지는 41병동 처치실. 그렇게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2014. 10. 11

 

** Suture 연습한 거. Vertical mattress 생각보다 어렵다..

 

반응형

'사람 : 삶 이야기 > 2011-2015 의전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잊지 못할 생일선물  (1) 2015.02.24
야의경에 쓴 공부방법  (0) 2014.12.10
의료전문 수화통역사  (1) 2014.11.23
Would you treat them differently?  (0) 2014.11.23
평생 잊지 못할 순간  (0) 2014.11.23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네이버 밴드에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