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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수술방에 들어가는 마지막 실습 날이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환자에게 incision을 해본 날이다. 연필을 잡듯이 메스를 잡고 교수님께서 싸인팬으로 그어 놓은 선을 따라 조심스럽게 10cm 정도를 절개하였다. 환자는 건강검진상 cardia에 advanced cancer가 발견되어 proximal gastrectomy & esophagogastrostomy라는 수술을 받았다. 

 

작년에 EBS 다큐 '명의'에도 나오신 적이 있는 양 교수님께서는 3500회가 넘는 위암수술 경험을 자랑하듯 능숙한 솜씨로 수술을 진행하셨다. midline incision 외에도 seromuscular suture 3회, Hemovac tie 8회, 복벽 suture 1회를 시켜주셨다. 수술 도구가 손에 익지 않아서 suture 하나 하나가 쉽지 않았다. 나처럼 버벅거리는 학생들에게 그런 기회를 준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텐데 매번 그렇게 하신다니 참 대단하신 것 같고 감사하다. 지금까지 여러 수술에 스크럽을 서봤지만 그런 기회를 줬던 분들은 거의 없었다.  

 

물론 환자 입장에서는 학생이 자신의 몸에 뭔가를 한다는 것이 탐탁치는 않을거다. 하지만 수술 결과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을만큼 단순한 술기였고, 교수님께서 자신이 하는 것 만큼 정확하게 하도록 옆에서 지도해 주셨으니 이 정도는 환자 분도 이해해 주시지 않을까. 이런 지도 하에서 주요 술기들을 하나 하나 배워서 인턴을 시작하는 것이 환자에게나 의사에게나 훨씬 더 안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좋은 경험이어서 글로 남기고 싶었다. 요즘 외과 쪽으로 마음이 많이 기울고 있어서인지 어제의 그 경험이 더 의미있게 다가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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