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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늘은 아침 6시에 일을 시작해서 8시에 마치고 방에 와서 성경을 읽었다. 페이스북을 하다가 누군가가 올려 놓은 메시지 성경 구절을 봤는데 갑자기 말씀이 고파졌다. 내가 읽은 구절은 이거다.

Make a careful exploration of who you are and the work you have been given, and then sink yourself into that. Don't be impressed with yourself. Don't compare yourself with others. Each of you must take responsibility for doing the creative best you can with your own life.

여러분 자신이 어떤 사람이며 여러분에게 맡겨진 일이 무엇인지 조심스럽게 살핀 다음에, 그 일에 몰두하십시요. 우쭐대지 마십시요. 남과 비교하지 마십시요. 여러분은 저마다 창조적으로 최선의 삶을 살아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유진피터슨)

창조적으로 최선의 삶을 산다는 말이 마음에 와 닿았다. 다른 사람을 흉내내는 삶이 아니라 나만이 살아낼 수 있는 그런 삶,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것들을 가지고 나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그런 작품,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다.

 

2.

겔리에서 일하다 보면 끊이지 않는 웃음소리를 들을 수 있다. 웃음도 그냥 웃음이 아니라 껄걸 거리면서 넘어가는 웃음이다. 그 웃음을 듣고 있으면 정말 나도 함께 즐거워지는 것 같고 힘든 일도 즐거워진다. 생각해보니 그런 웃음은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것 같다. 그냥 씩 하고 웃을 뿐 소리내어 웃지는 않는다. 그런데 여기서는 씩 하고 웃는 웃음은 웃음도 아니다. 그렇게 별거 아닌 일들에도 배를 잡고 웃고 즐거워하는 아프리카 사람들을 보면서 그들의 민족성이랄까? 그들만이 가지는 그 독특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음악이 나오면 이들은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춤을 춘다. 거기에는 다른 사람을 의식하는 뭔가가 없다. 그냥 음악이 나오고 신이 나니까 어깨를 들썩이며 춤을 춘다. 덩치큰 엘리스 아줌마는 내가 춤춰보라고 하니까 아프리카 특유의 엉덩이 춤을 추는데 진짜 다큐멘터리에서 봤던 아프리카 부족들 춤이었다. 얼마나 재밌던지.. 그런 흥겨움이 이 아프리카에, 아프리카 사람들의 삶 속에 있다.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흥겨움은 약간의 한이 서린 느낌의 흥겨움인데, 여기서의 흥겨움은 그냥 순수한 즐거움이다. Joyful이라는 단어의 의미가 이런 것을 의미하는 것인가 할 정도로.

 

3.

어디서나 마찬가지겠지만 머시쉽에서도 백인은 백인들끼리 흑인은 흑인들끼리 어울리는 것을 볼 수 있다. 오늘 그 부분에 대해서 수수라는 친구랑 이야기를 했는데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자기가 처음에 이곳에 왔을 때 한동안 외로워서 다시 돌아가고 싶을 정도였다고 그러는데 좀 놀랐다. 지금은 겔리의 최고참으로 분위기를 이끌고 가장 크게 노래 부르고 춤추는 친구가 바로 이 친구인데 말이다. 수수가 한 말 중에 "사람들이 어느 나라에서 왔고 어떤 교육을 받았고 그런 거로 차별하고 은근히 무시하고 그러는데 그건 하나님의 사람의 태도가 아니다"라는 말이 머리속을 맴 돈다. 자기는 여기 와서 친구를 사귀고 그런 게 아니라 외로움에 익숙해 지는 훈련을 했다는 말도..

백인들과 그들의 문화가 중심인 이곳에서 소외되고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는 많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도 위로가 되었다. 그리고 여기 와서 내가 무시당한 이야기 해주니까 어찌나 좋아하던지..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아프리카 친구들과 많이 교제하고 사귀고 오늘처럼 깊은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싶다. 담 주는 이틀 일하고 5일을 쉰다. 이번주는 성경을 많이 읽고 영적으로 재충전되는 시간을 가지고 싶다.

2012. 10.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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