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 삶 이야기/2016 인턴일기
익숙해지지 않는, 그럴 수 없는 죽음
익숙해지지 않는, 그럴 수 없는 죽음에 대해 - 세월호 아이들을 기억하며 #1. 어제 새벽 5시경 콜을 받았다. "선생님 expire(사망) 환자 있습니다. 오셔서 colostomy(장루)와 라인들 제거해 주세요" 다른 콜이었으면 조금 더 미뤄두고 갔을텐데, 환자가 정리되길 가족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아 눈을 반쯤 감고 병동으로 향했다. 처치실 한쪽 구석의 커튼을 열어 젖히니 할머니 한 분이 누워계셨다. 존재하지만 이제는 존재하지 않는 존재. 아직 온기가 남아 있는 시신은 마지막으로 긴 숨을 내쉬었던 그 입을 벌린채 고요히 누워 있었다. 보호자가 가까이 있어 간호사에게 사망원인을 묻지는 못하고 혼자 이런 저런 생각을 해봤다. 팔다리가 부었으니 심부전? 장루가 있는걸 보니 대장암 수술? 피부가 누렇네 간..
2021. 2. 8. 1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