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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차가 되면서 한 달에 꼭 글 하나씩은 남겨야겠다 생각했다. 그렇게 해서 수련이 끝나면 그 글들을 잘 갈무리해서 책을 만들려고 했다. 어디 내놓을 책은 아니고 쉽지 않은 시간을 옆에서 함께 해준 사람들에게 선물로 줄 책이랄까. 앞장에 편지도 써서 주면 나름 의미 있는 선물이 될 거 같았다.
그런데 4개월이 지나는 동안 제대로 된 글을 하나도 쓰질 못했다. 가슴에 남는 일들이 자주 있는데 노트에 그 조각조각만 겨우 남겨 놓고 있다. 그걸 잘 꿰어내고 싶지만 그게 참 쉬운 일은 아니다. 환자들의 고통과 아픔이 내 이야기의 소재가 되는 것이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도, 이제부터라도 글을 좀 남겨야겠다. 다시 오지 않을 이 시간을, 내가 아끼는 많은 것들과 맞바꿔 더 귀하고 애잔하게 여겨지는 이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고 싶지 않다. 조금이라도 더 붙잡아 두고 잔 하게 맛보고 또 나누고 싶다. 이제 7월이고 3시간 뒤면 ER 근무가 끝나고 내가 평소 관심 있어하는 소아외과 파트로 가는데, 뭘 어떻게 하든 그게 그 사람의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나지만, 이번달은 진짜 최선의 최선을 다해보련다. 그래서 온오프로 많은 이야기를 남길 수 있다면 좋겠다.
2017.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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