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 삶 이야기/2004-2010 대학 & 군대
<빙점>을 읽고
재수할 때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을 읽은 적이 있다. 그때 나는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왜냐하면 내가 느끼고는 있지만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그런 감정들을 소름이 끼칠 정도로 거침 없이 표현했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생각을 메스로 잘라 파헤치는 듯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는 천재의 기질을 숨기지 못하였다. 그의 내면은 일반 사람들이 쉽게 이해하고 공감하기가 힘든 더 복잡한 무언가가 아니었을까. 그런 의미에서 미우라 아야코의 『빙점』은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 보다 우리와 더욱 가까운 소설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소설가는 자신의 내면 깊숙한 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그런 은밀한 것들을 모두 드러낸다. 그리고 어렵지 않게 풀어간다. 오랜 시간 병으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경험했던 이 여인의 글은 군더..
2015. 2. 26. 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