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 삶 이야기/2017-2020 외과
괜찮아요 걱정 말아요
슬럼프가 없을 것처럼 열심히 달리다 며칠 전부터 뛰지를 못했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기보다 체력관리를 못해서 그런 것 같다. 환자도 갑자기 30명 정도로 많아지고(누군가는 그 정도면 꿀 빨고 있다고 그러겠지만). 잠시 멈춰 넋을 놓고 있으니 모래알을 손에 쥐는 것처럼, 환자들이 내 손에 빠져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별생각 없이 잘 해오던 일들이 갑자기 버겁게 느껴지고 풀지 못한 스트레스와 하루에도 수십 통씩 울리는 콜들에 머리가 지끈거렸다. 다행히 그럴 때 효과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밤늦게 혼자 회진을 도는 것이다. 전에 어떤 선생님께서 알려 주셨던 방법인데 효과가 있었다. 라운딩 시트 한 장 들고 그냥 가볍게 환자들 얼굴 보겠다는 마음으로 돌아다닌다. 지금 불편한 건 없는지 하루 동안 주치의에게 하고..
2021. 1. 27. 1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