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 삶 이야기/2016 인턴일기
천사가 된 할머니
사람의 성격은 육체에 의해 많이 좌우되는 것 같다. 특히 치매 dementia, 수막염 meningitis 등의 머리 쪽 문제는 피곤하면 짜증스러워지는 정도의 변화가 아니라 인격을 드라마틱하게 바꾸기도 한다.수막뇌염 meningoencephalitis 으로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는 할머니가 있었다. 채혈을 할 때마다 걸죽한 욕과 함께 소리를 지르고 호시탐탐 발차기를 날리곤 하셨다. 묘한 트집으로 사람 속을 뒤집기도 정말 잘해서나와 간호사들을 어느새 파르르 떨게 만들었다.어느 날 며느리가 면회 왔길래 조심스럽게 물었다.“시어머니께서 평소에 성격이 좀... 그러셨나요?”“전혀요. 어머니 같은 분이 없다 싶을 만큼 천사 같은 분이셨어요”저 할머니가 천사였다고? 그럴리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어 그동안 ..
2021. 2. 8. 11:35